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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일간의 유럽 여행기 (연재)

[33일 유럽 여행기 Day 2] 독일 밀튼버그 — 다시 만난 피터와 일세, 그리고 마음 따뜻해진 하루

밀튼버그 다운타운 걸으며
밀튼버그 다운타운


그림 같은 중세 마을, 밀튼버그(Miltenberg) 산책

오늘은 피터와 일세를 다시 만나는 날입니다.
본격적으로 만나기 전, 어제 도착한 그림 같은 중세 마을 밀튼버그를 잠시 둘러보기로 했어요.
돌로 깔린 길을 걷는 기분은 언제나 특별합니다.
마치 중세 시대로 잠깐 타임슬립한 것만 같지요.
수백 년을 버텨낸 돌바닥은 생각보다 부드럽고, 오히려 발걸음을 더 가볍게 해줍니다.
밀튼버그는 중세의 성과 타워가 그대로 보존된 아기자기한 도시였습니다.
특히, 독일의 작은 마을들은 중심에 뾰족한 교회가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이 인상적인데,
붉은 지붕들 사이로 자리 잡은 교회의 풍경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교회 종소리가 운치를 더하는 밀튼버그 다운타운, 아주 작은 도시에요.

 

밀튼버그를 드라이브하며 찍은 사진
중세모습을 간직한 밀튼버그

 


마음을 빼앗긴 중세 타운

 
독일에는 아직도 중세의 모습을 간직한 마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독일을 처음 여행하면, 예상과는 달리 아기자기하고 동화 같은 풍경에 마음을 빼앗기게 되지요.
밀튼버그 역시 타워를 통과해야 마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산등성이 위에 자리한 고성(古城)과, 성 아래로 펼쳐진 작은 마을들의 조화는
한눈에 담기 아까울 만큼 신비롭고 멋졌습니다.
은퇴 후 독일에서 3개월 살아보기를 꿈꾸는 저희 부부에게,
밀튼버그는 잠시 꿈을 현실처럼 상상하게 만든 곳이었습니다.

 

독일의 상점 간판 사진
독일의 상점 간판은 정말 예뻐요.

 

지나가다가 만난 익살스러운 분수, 세명의 소년들이 소변을 보는 모습의 분수
익살스러운 분수

 

거리를 걷다가 만난 특이한 건물 사진
밀튼버그를 걷더가 만난 특이한 건물

 

다시 만난 피터와 일세

 
5시 약속에 맞춰, 에닝엔 운터 아캄(Eningen unter Achalm)으로 향했습니다.
슈투트가르트에서 남쪽으로 40분쯤 더 내려가야 하는 아주 작은 마을입니다.
피터와 일세의 집은, 주변의 전통적인 독일식 건물들과 달리 신식 스타일이었어요.
현관을 들어서니, 모던하고 세련된 인테리어가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특히 최첨단 주방기기들을 보고는 미국 촌놈(?)인 저희 부부가 눈이 휘둥그레졌지요.

 

Traveling Kuris가 묵었던 피터와 일세의 집 건물
독일 전통 가옥이 그대로 있는 마을에 유일하게 지어진 현대식 건물


우리를 위한 특별한 공간

 
살짝 궁금해하던 차에, 피터가 집을 소개해주었습니다.

  • 은퇴 후 이 집으로 이사 온 피터와 일세는
  • 1층의 한 스튜디오 아파트를 따로 구입해
  • 손님이 올 때마다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두었다고 했습니다.

주방까지 갖춘 작은 아파트.
서로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 지낼 수 있는 이 방식이 참 근사했습니다.
이런 삶의 방식이야말로,
서로를 존중하면서도 따뜻한 관계를 유지하는 비결이 아닐까요?

 

Traveling Kuris 가 묵었던 아파트 베란다
우리가 묵었던 아파트의 베란다


부부란, 결국 존중이라는 것

 
피터와 일세는 마치 40년 친구처럼 지냈습니다.

  • 남편이 농담을 하면 아내는 크게 웃어주고,
  • 아내가 이야기하면 남편은 진심으로 귀 기울여줍니다.

서로를 깎아내리거나 무시하는 말은 찾아볼 수 없었지요.
그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내가 듣기 싫은 말은 상대도 듣기 싫고,
내가 상처받는 말은 상대도 상처받는다는 아주 단순한 이치를,
이 부부는 자연스럽게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밀튼버그 시내 상점 하트 스탠드
밀튼버그 시내의 한 상점에서 파는 하트 스탠드.


독일에서는 시간 약속도 예술인 것 같아요!

 
저녁을 함께한 뒤,
다음 날 아침 일정에 대해 상의했습니다.
9시 아침 식사.
늦잠은 절대 금물입니다.
여긴 독일이니까요!
스티븐이 들려준 오래된 농담이 생각났습니다.
독일은 정확성을 일상처럼 지켜내는 나라입니다.
우리도 독일 리듬에 맞춰, 내일부터는 조금 더 부지런해져야겠어요.

  • 그림 같은 중세 마을 밀튼버그 산책
  •  다시 만난 따뜻한 인연, 피터와 일세
  •  서로를 존중하는 부부의 삶
  •  독일의 철저한 시간 감각에 다시 감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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