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진심인 사람들
미국에서 오랫동안 살면서 느낀 것은
서양인들은 우리보다 훨씬 더 여행을 즐긴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의 여행은 정말 다양하고, 자연스러워요.
예를 들어,
은퇴한 어떤 부부는 자신들의 코르벳(Corvette) 스포츠카로
해마다 열리는 여행 워크숍에 참가합니다.
올해는 파리에서 열려
프랑스를 횡단하는 7주간의 드라이브 여행을 계획했다고 해요.
행사가 끝나면,
자신의 차를 공수해 유럽 곳곳을 더 여행할 거라며 들떠 있었어요.
일상이 되어버린 여행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의 가족들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겨울방학, 봄방학, 여름방학마다 여행은 당연한 일상처럼 이어집니다.
- 겨울에는 친척집 방문과 함께 스키 여행
- 2월에는 스키 브레이크
- 4월 봄방학에는 하와이 여행
- 여름방학에는 1~2주씩 두 번 여행
이들이 자주 떠날 수 있는 이유는
회사 휴가가 넉넉하고, 문화적으로도 여행을 권장하기 때문이에요.
유럽은 더 자연스럽다
유럽인들은 특히 더 여행에 익숙합니다.
덴마크에 사는 스티븐의 친구 안드레에게 물어보니,
일 년에 2달 정도 휴가를 쓸 수 있다고 해요.
거기에다 유럽은
비행기로 한두 시간만 이동해도 다른 나라에 도착할 수 있으니
여행은 정말 생활처럼 녹아 있더라고요.
우리가 '유럽여행'을 특별한 이벤트처럼 준비하듯,
이들은 '아시아여행'을 인생의 특별한 여행으로 동경한다고 합니다.
브뤼헤에서 만난 배 여행 부부
브뤼헤(Bruges)에서,
강을 따라 보트 여행을 즐기던 60대 부부를 만났습니다.
이 부부는 프랑스 릴르(Lille) 출신인데,
강을 따라 소도시마다 정박하며 여행하고 있었어요.
- 낮에는 마을을 산책하고
- 저녁에는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 밤이면 자신의 배로 돌아가 잠드는 삶
그들은 벌써 두 달째 여행 중이었고,
앞으로도 한 달은 더 강을 따라 여행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배는 바다로 나갈 수 없지만,
강과 운하를 따라 유럽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었어요.
볼렌담에서 만난 또 다른 여행자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만남은
네덜란드 볼렌담(Volendam)에서였습니다.
25미터는 족히 될 세일보트를 소유한 중년 부부는,
은퇴 후 바다를 따라 여행 중이었어요.
독일과 덴마크 국경지대 플렌즈부르크에서 출발해,
벨기에와 프랑스 서해안을 향해 나아간다고 합니다.
유럽인의 여행 문화
이번 유럽 여행 중 만난
독일, 프랑스, 덴마크 친구들은
정말 구석구석을 다 알고, 다녀본 사람들이었어요.
- 포르투 이야기를 꺼내면 경험담이 쏟아지고
- 프랑스 남부의 작은 도시 이야기를 꺼내면 거기도 이미 가봤다고 하고
- 20~30대 때 다녔던 중동, 아시아, 호주 이야기도 자유롭게 나옵니다
우리도 여행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우리도 꽤 자주 여행을 갑니다.
- 4월에는 3주간 유럽이나 미국 내 여행
- 여름에는 한 달간 알래스카 체류
- 주말에는 나파 소노마 와인 컨트리, 몬터레이, 요세미티 등
하지만 유럽 사람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스티븐은
독일과 덴마크를 꼭 들르고 싶어 해서
늘 새로운 나라로 향하는 것이 쉽지 않기도 했습니다. 😅
이번 여행이 남긴 새로운 꿈
이번 여행에서
더 가고 싶어진 곳, 꼭 가봐야겠다고 다짐한 곳도 생겼어요.
- 올레는 포르투에서 리버 크루즈를 꼭 해보라 했고
- 세버린과 디디에는 프랑스 도르도뉴 지역을 추천했고
- 미케는 이태리 레이크 코모를,
- 앤 마리는 프랑스 남부의 한 작은 마을을 알려줬습니다.
여행이 필요한 이유
여행은 단순히 풍경을 보는 일이 아닙니다.
집을 나서는 순간, 마음이 가벼워지고
돌아오는 순간, 집이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스티븐이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께 "여행 가고 싶지 않냐"고 물었더니
이런 답을 들었다고 해요.
"가만히 앉아서 tv로 다 볼 수 있는데, 왜 힘들게 가니?"
하지만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화면 속 노을과,
실제로 마주한 노을은 전혀 다릅니다.
직접 눈으로 보고,
공기를 느끼고,
소리를 듣고,
향기를 맡는 것.
그것이 여행이니까요.
마음을 넓히고, 시야를 확장하는 일.
그래서, 여행은 늘 설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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