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뤼스(Pétrus)는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포므롤(Pomerol) 지방에 위치한 와이너리로,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최고의 명성을 자랑합니다. 특히 메를로(Merlot) 품종으로만 와인을 생산하는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그 품질과 희소성으로 인해 경매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페트뤼스의 역사와 유래
페트뤼스의 역사는 19세기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아르노 가족(Arnaud family)이 소유하고 있었으며, 1878년 파리 만국 박람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면서 그 품질을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1920년대에 리자르 네고시앙인 장 피에르 무엑스(Jean-Pierre Moueix)가 페트뤼스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1940년대에 이르러 무엑스 가족이 페트뤼스의 배타적 판매권을 획득하게 됩니다. 그 후 1961년, 장 피에르 무엑스의 아들인 장 프랑수아 무엑스(Jean-François Moueix)가 페트뤼스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와이너리의 경영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페트뤼스라는 이름은 ‘베드로’를 의미하는 라틴어 ‘Petrus’에서 유래하였으며, 이는 성 베드로를 기리기 위한 것입니다. 와이너리의 심볼로도 성 베드로의 이미지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와인의 특징과 생산 방식
페트뤼스는 100% 메를로 품종으로만 와인을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포도밭은 약 11.5헥타르로 비교적 작은 규모이지만, 포도나무의 평균 수령이 40년 이상으로 매우 오래되어 깊은 풍미를 지닌 포도를 생산합니다. 특히 포므롤 지역의 독특한 점토질 토양은 메를로 품종이 최상의 품질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수확은 전적으로 손으로 이루어지며, 엄격한 선별 과정을 거쳐 최상의 포도만을 사용합니다. 발효는 콘크리트 탱크에서 진행되며, 이후 프랑스산 오크 배럴에서 약 18~20개월간 숙성됩니다. 이러한 과정은 와인에 풍부한 과일 향과 부드러운 탄닌, 그리고 깊은 구조감을 부여합니다.
페트뤼스의 와인은 젊을 때도 훌륭한 맛을 자랑하지만, 장기 숙성을 통해 더욱 복합적이고 우아한 풍미를 발현합니다. 일반적으로 15~20년 이상의 숙성 기간을 권장하며, 일부 빈티지는 50년 이상 보관해도 뛰어난 품질을 유지합니다.
와이너리 방문과 테이스팅
페트뤼스는 그 명성에도 불구하고 일반인에게 와이너리 방문을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와인의 희소성과 높은 수요, 그리고 생산량의 제한으로 인해 방문객을 받지 않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페트뤼스 와인을 직접 테이스팅하고자 하는 분들은 전문 와인샵이나 고급 레스토랑에서 제공하는 테이스팅 이벤트를 통해 경험하시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페트뤼스는 그 희소성과 품질로 인해 경매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일부 빈티지는 한 병에 수천만 원을 호가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와인 수집가들과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저도 남편과 뉴포트 코스트의 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활 때 1970년대 빈티지 페트뤼스 와인이 한병당 13000불에 판매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옆 태이블에서 이 13000불짜리 와인을 마시고 있더군요.
페트뤼스는 단순한 와인을 넘어, 보르도 와인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메를로 품종의 잠재력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상징적인 존재입니다. 그 깊이 있는 풍미와 우아함은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명성을 이어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