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블렌딩이란?
와인 블렌딩(Wine Blending)은 두 가지 이상의 포도 품종을 섞어 새로운 스타일의 와인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대부분의 상업용 와인도 단일 품종이 아닌 블렌딩을 통해 최적의 균형을 찾죠. 예를 들어, 캐버네 소비뇽 와인도 실제로는 멀로, 캐버네 프랑, 쁘띠 버르도 등과 섞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블렌딩은 와인의 맛과 향을 조절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이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와인 메이커의 역할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반 소비자도 블렌딩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저도 소노마에서 열린 한 와인 블렌딩 클래스에 참여해 직접 나만의 와인을 만들어보는 경험을 했습니다.
블렌딩 클래스의 과정
클래스는 소노마의 한 작은 와인 바에서 열렸습니다. 야외 테이블에는 블렌딩 세트가 멋지게 세팅되어 있었습니다.
✔️ 네 가지 레드 와인이 담긴 잔
✔️ 블렌딩할 와인 병들
✔️ 작은 비이커, 큰 비이커
✔️ 다양한 치즈, 견과류, 크래커
✔️ 그리고, 실험 기록지와 펜까지!
테이블에 앉으니 가슴이 두근두근! 함께 클래스에 참가한 사람은 저와 젊은 미국인 부부 한 쌍이었어요. 진행자는 와인 바 직원이었는데, 와인과 포도밭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주면서 클래스를 이끌어갔습니다.
블렌딩을 위해 제공된 와인은 캐버네 소비뇽, 멀로, 캐버네 프랑, 그리고 쁘띠 버르도.
- 캐버네 소비뇽 - 강한 타닌과 깊은 맛
- 멀로 - 부드럽고 미디엄 바디
- 캐버네 프랑 - 적당한 산미와 구조감
- 쁘띠 버르도 - 강한 타닌과 깊은 컬러
우리는 먼저 한 잔씩 시음하며 각 와인의 특징을 기록한 후, 직접 블렌딩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선택한 비율은 캐버네 소비뇽 77%, 멀로 14%, 캐버네 프랑 3%, 쁘띠 버르도 6%.
처음에는 캐버네 소비뇽을 80% 넣었다가, 좀 더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멀로의 비율을 살짝 높였답니다.
타닌이 강한 쁘띠 버르도도 약간 추가했고요. 함께한 젊은 부부는 반대로 멀로를 더 많이 넣고 캐버네 소비뇽을 줄여 부드럽고 마시기 쉬운 스타일로 블렌딩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 와인은 강한 타닌이 느껴지는 깊은 맛이었고, 그들의 와인은 좀 더 라이트하고 부드러운 느낌이었습니다.
블렌딩을 마친 후, 완성된 와인을 새로운 병에 담고 코르크를 밀봉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마무리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나만의 와인, ‘별에서 온 캐버네’!
블렌딩 결과와 시음
완성된 와인은 즉석에서 시음하며 각자의 블렌딩 스타일을 비교하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 제 와인은 깊고 진한 구조감이 돋보였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더 부드러워질 가능성이 컸습니다.
- 함께 참가한 젊은 부부는 캐버네 소비뇽 비율을 낮추고 멀로를 많이 섞어, 마시기 편한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었습니다.
각자의 입맛에 맞게 조율하는 과정이 흥미로웠고, 무엇보다 직접 만든 와인을 병에 담아 가져갈 수 있어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와인 블렌딩의 매력
와인 블렌딩은 와인의 본질을 탐구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같은 품종이라도 재배 지역, 토양, 기후, 숙성 방식 등에 따라 완전히 다른 맛을 내며, 이를 조합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스타일이 탄생합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블렌딩이 단순히 와인을 섞는 것이 아니라, 와인의 밸런스를 찾고, 나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예술적인 과정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블렌딩 클래스 추천
와인 애호가라면 한 번쯤 블렌딩 클래스를 경험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캘리포니아 나파와 소노마 지역뿐만 아니라, 다양한 와인 생산지에서 유사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참여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와인 블렌딩을 직접 해본다면, 어떤 스타일을 만들고 싶으신가요?
블렌딩 클래스를 경험해보신 분이 있다면, 어떤 와인을 만드셨나요?
와인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우리가 탐구하고 경험할 수 있는 세계입니다. 오늘도 그 깊은 매력을 알아가는 여정을 계속해 봅니다.
시간이 지나면 맛이 변할까?
완성된 와인을 보관해 두면서도 궁금했습니다. “과연 몇 달이 지나면 맛이 어떻게 변할까?”
와인은 공기와 만나면서 점점 더 부드러워지고 새로운 풍미가 생기잖아요. 블렌딩한 와인도 마찬가지일까?
지금 제 와인 냉장고 어딘가에서 그날 만든 와인이 차갑게 식혀지고 있을 텐데, 조만간 한 번 열어서 맛을 봐야겠습니다.
내가 직접 블렌딩한 와인의 변화를 느껴보는 것, 이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