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축배의 세계로 이끈 수도승, 돔 페리뇽의 반짝이는 유산
펑! 샴페인 병이 열리는 그 소리는 기쁨의 순간과 축하의 분위기를 상징합니다. 하지만 그 화려한 샴페인 잔 속에 담긴 이야기의 시작이 수도승의 손끝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돔 페리뇽은 유명 요리사도, 부유한 귀족도, 사업가도 아니었습니다. 그는 오직 수도원에서 묵상과 기도, 그리고 완벽한 와인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 몰두한 베네딕토회 수도승이었습니다.
그의 열정과 혁신은 당시 '악마의 와인'이라 불리던 혼란스러운 발포성 와인을 우아하고 정제된 샴페인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이제 17세기 프랑스의 오트빌레수도원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 이 조용한 수도승이 어떻게 세상에 가장 반짝이는 선물을 남겼는지 알아볼까요?
돔 페리뇽은 누구인가?
1638년,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태어난 피에르 페리뇽(Dom Pierre Pérignon)은 19세에 베네딕토 수도회에 입회하였습니다. 참고로 Dom은 Dominus라는 수사의 직분을 의미합니다. 수도승으로서 그는 영적인 임무와 함께 수도원의 포도밭을 관리하는 책임을 맡았습니다. 그의 직책은 오트빌레 수도원의 와인 지하 창고 관리자로, 수도원의 중요한 수입원이던 와인 생산을 책임지는 역할이었죠.
당시의 와인 양조는 오늘날처럼 깔끔하고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샹파뉴 지역의 와인은 발효 과정에서 병이 터지고, 제멋대로 기포가 생기며 '악마의 와인'이라 불리던 골칫덩이였습니다. 하지만 돔 페리뇽은 이 혼란 속에서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샹파뉴 지역: 마법 같은 테루아
프랑스 파리에서 북동쪽으로 약 90마일 떨어진 샹파뉴 지역은 와인 애호가들의 성지입니다. 이곳의 독특한 테루아(terroir, 토양과 기후) 조건은 샴페인 생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합니다. 백악질 토양, 서늘한 기후, 부드러운 구릉 지형은 샤르도네, 피노 누아, 피노 뫼니에 품종의 포도를 키우기에 완벽합니다.
돔 페리뇽이 일했던 수도원은 이 아름다운 포도밭이 펼쳐진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지역의 이름은 오트빌레 (Hautevillers)하며, 돔 페리뇽은 이 지역의 죠회에서 와인 담당 수사로 일했던 것입니다. 그는 매일 포도밭을 돌아보며 자연의 변화를 관찰하고, 포도를 섬세하게 블렌딩하며, 이 지역의 아름다움이 담긴 와인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했습니다.
오늘날 이 지역의 와인은 샴페인 제조법(méthode champenoise)으로 만들어져야만 샴페인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혼란에서 별빛으로: 돔 페리뇽의 혁신
샴페인이 처음부터 오늘날처럼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술은 아니었습니다. 초기 샴페인은 발효 과정에서 제멋대로 탄산이 생겨 병이 터지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양조업자가 애를 먹었죠.
돔 페리뇽의 천재성은 와인 생산 과정을 체계적으로 개선한 데에 있습니다.
포도 블렌딩 기술: 그는 여러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를 섬세하게 블렌딩해 맛과 품질을 균일하게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강화된 병: 그는 유리 제조업자들과 협력해 압력을 견딜 수 있는 더 두꺼운 병을 개발했습니다.
코르크 마개 사용: 기존의 나무 마개 대신 스페인산 코르크 마개를 사용해 병을 더 단단히 밀봉하여 발포성 와인의 품질을 안정화했습니다.
물론 발포성 와인은 이미 존재했지만, 돔 페리뇽의 기술 덕분에 샴페인은 왕과 귀족들이 사랑하는 술로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왕실과 샴페인: 완벽한 궁합
돔 페리뇽의 와인은 루이 14세 시절에 유명해졌습니다. 태양왕 루이 14세가 직접 페리뇽이 만든 와인을 즐겼다는 이야기는 샴페인을 귀족들의 술로 만들기에 충분했죠. 시간이 흘러 샴페인은 왕실의 축배, 대통령의 만찬, 할리우드 갈라까지 전 세계 명사들의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돔 페리뇽 샴페인 브랜드는 모엣&샹동(Moët & Chandon)에서 생산되며, 돔 페리뇽의 이름을 단 최고의 프리미엄 샴페인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샴페인은 단순한 음료 그 이상입니다. 그것은 기쁨과 우아함을 상징하는 문화입니다. 결혼식에서 터지는 첫 샴페인, 새해의 카운트다운과 함께 울리는 축배의 소리, 그리고 승리의 순간에 터뜨리는 병 모두가 그 특별한 의미를 더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순간의 시작은 완벽을 꿈꿨던 수도승 덕분이었죠.
다음에 샴페인 병을 열 때, 단순히 라벨에 적힌 이름으로 기억하지 말고, 이름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떠올려 보세요. 돔 페리뇽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아는 샴페인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그가 남긴 유산은 오늘날의 모든 축배 속에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별빛을 마시게 해 준 수도승을 위해 축배를 듭시다! 🥂